경북의 세계적 전통마을 하회·양동




수백년 이어온 공존 생명체의 숨결 그대로… 영주 무섬마을·경주 교촌마을·성주 한개마을 등 둘러봐야 할 명소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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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동마을은 산세와 지세가 좋아 물자형 골짜기를 따라 크고 작은 고가가 어우러진 전형적인 조선시대 반촌마을이다. /경북도 제공
여행은 일상을 벗어나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해준다. 보통의 일상을 특별한 일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가을은 누구나 취향따라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충동이 가장 강한 계절이다. 이러한 여행 욕구에 맞춰 올 가을 경북에서 추천하는 또 하나의 여행테마는 바로 '전통마을'이다.

경북의 전통마을은 단순히 사람이 딛고 있는 장소적 공간이 아니다. 사람과 산ㆍ강이 함께 어우러져 서로 지켜주고 보듬어 주며 상생하는 것이다. 수백 년 이어지는 긴 공존 생명체라고 할 수 있는 경북의 전통마을을 찾아 간다.

한국의 역사마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하회와 양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전통마을이다. 낙동강은 안동에 이르러 비로소 큰 물줄기를 만들어 내 풍천면에 접어 들어 큰 'S'자를 그리면서 마을을 감싸 안고 흐른다. 마을이름도 하회(河回)라고 했다.

하회마을(중요민속자료 제122호)은 풍산류씨가 600여 년간 대대로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동성마을이며, 와가(瓦家:기와집)와 초가(草家)가 오랜 역사 속에서도 잘 보존 된 곳이다. 특히 조선시대 대 유학자인 겸암 류운룡과 임진왜란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 형제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을의 동쪽에 태백산에서 뻗어 나온 해발 271m의 화산(花山)이 있고, 이 화산의 줄기가 낮은 구릉지를 형성하면서 마을의 서쪽 끝까지 뻗어있으며, 수령이 600여 년 된 느티나무가 있는 곳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중심부에 해당한다.
부용대에서 본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 가을 풍경.
부용대에서 본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 가을 풍경.
하회마을의 집들은 느티나무를 중심으로 강을 향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좌향이 일정하지 않다. 서로가 비스듬히 서있다. 한국의 다른 마을의 집들이 정남향 또는 동남향을 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큰 와가(기와집)를 중심으로 주변의 초가들이 원형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하회마을에는 서민들이 놀았던 '하회별신굿탈놀이'와 선비들의 풍류놀이였던 '선유줄불놀이'가 현재까지 전승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생활문화와 고건축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들이 잘 보존된 이곳은 20년 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한국 방문에 이어 지난해 여왕의 아들 앤드루 왕자가 다시 찾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마을이다.

경주 양동마을은 신라의 고도 경주에서 동북방향으로 20km 지점에 위치한 산세와 지세가 좋아 물자형 골짜기를 따라 대소고가가 어우러져 있으며 선비들이 많이 배출된 전형적인 조선시대 반촌마을이다. 양동마을은 단일 성씨로 이루어지는 전통마을과 달리 특이하게 서로 인척관계로 맺어진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두 집안이 함께 500여년을 이어왔다.

전통 민속마을 중 가장 큰 규모와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 대표적 반촌인 양동마을은 특이하게 손(孫), 이(李) 두 성이 서로 협조하며 반세기 역사를 이어 전통문화 보존 및 볼거리, 역사적인 내용 등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평가 받고 있다.

한국 최대 규모의 대표적 조선시대 동성취락으로 수많은 조선시대의 상류주택을 포함하여 500년이 넘는 고색창연한 54호의 고와가(古瓦家)와 이를 에워싸고 있는 고즈넉한 110여 호의 초가로 이뤄져 있다. 양반가옥은 높은 지대에 위치하고 낮은 지대에는 하인들의 주택이 양반가옥을 에워싸고 있다.

경주손씨와 여강이씨의 양 가문에 의해 형성된 토성마을로 우재 손중돈선생, 회재 이언적선생을 비롯하여 명공(名公)과 석학을 많이 배출했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 수백년 된 기와집과 나지막한 토담으로 이어지며, 통감속편(국보 283), 무첨당(보물 411), 향단(보물, 412), 관가정(보물 442), 손소영정(보물 1216)을 비롯해 서백당(중요민속자료 23) 등 중요민속자료 12점과, 손소선생 분재기(경북유형문화재 14) 등 도지정문화재 7점이 있다. 와가와 초가 등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며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아름다운 풍경과 낮은 토담길 사이를 걸으며 긴 역사의 향기를 넉넉하게 감상할 수 있다. 유교 전통문화와 관습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이 있어 아름다운 우리 예절과 전통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하회마을 인근 마을의 가을 풍경.
하회마을 인근 마을의 가을 풍경.
영주 무섬마을은 강물이 산을 만나 휘휘 돌면서 만들어 내는 물돌이 마을로서 물위에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무섬마을이라고 불리고 있다. 순우리말로, 처음엔 '물섬마을'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350년을 넘은 세월을 지켜온 한옥이 서로를 의지하며 마을을 지켜오고 있다. 강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를 건너야 들어갈 수 있는 아늑한 마을에서 전통문화를 경험하고, 집집마다 숨겨진 신비한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힐링을 맛볼 수 있다.

경주 교촌마을은 원효대사와 요석공주가 만났던 요석궁의 역사와 경주 최부자 고택 등 유명한 관광명소와 문화유적의 원형을 잘 보존하는 한국 대표 한옥마을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더불어 먹거리와 놀거리가 풍성할 뿐만 아니라 대릉원과 첨성대, 동궁과 월지 등 살아 있는 신라 천년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역사문화유산을 함께 둘러 볼 수 있는 마을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예천 '금당실 마을'은 조선시대 정감록이 전하는 '천하명당 십승지'중 하나이며 조선 초 태조 이성계가 도읍으로 정하려다 큰 강이 없어 포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마을 안쪽에 위치한 천연기념물인 송림과 나지막한 돌담길 골목이 굽이굽이 이어지며 여유와 힐링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마을이다. 금당실 마을에서는 여행객들이 주위 경관에 마음을 빼앗겨 골목을 따라 걷다가 길을 잃고 헤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외 경북도는 전통마을여행 버킷리스트를 꽉 채우고도 남는다. 영남 제일의 길지로 손꼽히는 성주 '한개마을'. 560년 동안 성산 이씨가 집성해 살고 있고 마을의 전통한옥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토석(土石)담이 잘 어우러져 자연스런 동선을 유도하면서 아름다운 풍광이 조화롭다. 예전에 이곳에 큰 개울 또는 나루가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영남 3대 양반촌의 하나로 장원급제자가 많아 '장원방'이라 불렸던 칠곡 '매원마을'도 빼놓을 수 없다. 아늑한 숲과 연못, 오래된 고택이 어우러진 포항 '덕동마을', 천연기념물 마을지킴이 사촌 숲으로 유명해진 의성 '사촌마을', 200여년 된 고가옥들이 30여 동이나 늘어서 있고 영양 남씨 집성촌으로 400여 년간 세거를 누리며 살고 있는 영덕 '괴시리마을' 등도 추천할 만한 전통마을 여행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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