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식 백반·공중 온천탕… '꿩보다 닭'이 낫다
한 끼에 20만원이 넘는 가이세키(會席·일본식 정식), 1인당 숙박비가 50만원이나 하는 고급 료칸(旅館), 드라마에나 어울릴 값비싼 크루즈…. 환율 높은 일본에서 '관광객' 행세하며 제대로 놀다간 일 년 동안 모아온 적금 통장을 깨야 할지 모른다. 선선한 가을이 여행 적기인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 교토(京都), 오사카(大阪)를 '한정식'이 아닌 '떡볶이'처럼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오사카: 디너 크루즈 대신미니 리버 크루즈
오사카에 딱 하루 있는다면? 놀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모여 있는 미나미(南) 지역, 그중에서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리는 오코노미야키와 다코야키의 고향 도톤보리(道頓堀) 부근을 종횡무진 누비는 게 '정석'이다. 전광판이 번쩍번쩍 화려함을 더하는 밤의 전경은 활기 넘치는 이 번화가의 절정으로 꼽힌다.
오사카: 디너 크루즈 대신미니 리버 크루즈
오사카에 딱 하루 있는다면? 놀거리, 먹을거리, 살거리가 모여 있는 미나미(南) 지역, 그중에서 한국에서도 인기를 누리는 오코노미야키와 다코야키의 고향 도톤보리(道頓堀) 부근을 종횡무진 누비는 게 '정석'이다. 전광판이 번쩍번쩍 화려함을 더하는 밤의 전경은 활기 넘치는 이 번화가의 절정으로 꼽힌다.
인파에 휩쓸려 강변 산책로를 어슬렁거렸다. 청계천처럼 번화가를 가로지르는 개천과 그 위의 작은 배가 눈에 쏙 들어왔다. 강 위를 설렁설렁 오가는 '도톤보리 리버 크루즈'에 탄 사람들은 '뭘 그렇게 힘들게 걸어 다니느냐'는 듯 머리 높이 인파를 향해 손을 우아하게 흔들며 미소 짓는다.
40명이 탈 수 있는 아담한 보트 승선료는 700엔(초등학생 이하 300엔). 노란색 관람차가 우뚝 서 있는 도톤보리 에비스타워(えびすタワ―) 앞이 매표소이자 출발점이다. 배는 네온사인이 눈부신 강을 15분 정도 흘러가다가 같은 길로 돌아온다. 일본인 가이드가 리듬감 넘치는 오사카 사투리로 곁들이는 설명은 이해되지 않아도 충분히 흥을 돋운다. "아이아우바시(相合橋), 러브 브리지, 페이머스 드라마 러브러브 커플 브레이크, 오케이?"("아이아우다리는 '사랑의 다리'로 통하지만, 유명 드라마의 이별 장면 때문에 더 알려졌다"는 이야기인 듯했다.) 농담 삼아 가끔 날리는, 일본어만큼 알아듣기 어려운 '내 멋대로 영어 멘트'에 외국인도 일본인도 배를 잡고 웃는다. 오전 11시~오후 9시,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
교토: 가이세키 대신 오반자이
'일본 정식' 가이세키를 먹다 보면 일본인이 소식(小食)한다는 말이 오해라는 확신이 든다. 두 시간 정도 이어지는, 집착에 가까운 정교한 모양의 요리들은 한 사람이 소화하긴 어려운 양이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기모노 입고 무릎 꿇고 내는 음식을 받아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가이세키의 '손맛'만 취하고 싶은 여행객에겐 교토 가정식을 대표하는 오반자이가 반갑다. '오반자이'(おばんざい)는 교토 사람들이 밑반찬이란 뜻으로 쓰는 단어다. '오반자이'라고 내건 식당들은 '집 밥', 한국으로 치면 가정식 백반을 낸다. 일본인들이 매일 집에서 먹는 싸고 부담 없고 소박한 반찬들이 곁들여 나온다.
니조조(二條城)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주택가 골목(衣棚通·고로모노타나토리)에 있는 작은 식당 오반자이(おばんざい·식당 이름이 아예 '오반자이'다)는 유기농 야채를 주재료로 쓴 밥과 반찬을 낸다. 1인당 800엔을 내면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다. 현미밥과 흰 쌀밥 중 선택한 다음 20개 정도 되는 반찬을 접시에 골라 덜어 일식 된장국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점심으로 구수한 현미밥에 감자 미니 크로켓, 송이버섯 커리, 알감자 조림, 삶은 두부를 먹었다. 만족스럽게 배가 차는데도 소화엔 부담이 없는 건강한 식단, 오후 발걸음이 가볍다.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9시. 京都市中京�S衣棚通御池上ル·(075)223-6623
기요미즈데라(�q水寺) 올라가는 길 오른편에 있는 요시다 세이에이도(吉田淸榮堂)는 분위기와 맛이 포근하게 어우러지는 작은 카페 겸 식당이다. 클래식 음악이 묵직한 원목 바닥과 식탁을 감싸고 돈다. 오반자이 메뉴는 도시락 형태로, '오반자이 벤토'(おばんざい弁�z·1080엔)란 이름을 달고 나온다.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 우린 국물을 살짝 뿌려 촉촉하게 내는 '함박 스테이크', 유바(ゆば·두부 만들 때 생기는 얇은 막)에 말아 튀긴 새우, 콩줄기 볶음 등이 흰 쌀밥에 곁들여져 정갈한 한 끼를 이룬다. 팥 위에 찹쌀 경단과 아이스크림을 얹고 블랙커피를 부어 먹는 아이스크림 세트(790엔)도 별미다. 京都市東山�S淸水1丁目287番地·(075)551-0001
40명이 탈 수 있는 아담한 보트 승선료는 700엔(초등학생 이하 300엔). 노란색 관람차가 우뚝 서 있는 도톤보리 에비스타워(えびすタワ―) 앞이 매표소이자 출발점이다. 배는 네온사인이 눈부신 강을 15분 정도 흘러가다가 같은 길로 돌아온다. 일본인 가이드가 리듬감 넘치는 오사카 사투리로 곁들이는 설명은 이해되지 않아도 충분히 흥을 돋운다. "아이아우바시(相合橋), 러브 브리지, 페이머스 드라마 러브러브 커플 브레이크, 오케이?"("아이아우다리는 '사랑의 다리'로 통하지만, 유명 드라마의 이별 장면 때문에 더 알려졌다"는 이야기인 듯했다.) 농담 삼아 가끔 날리는, 일본어만큼 알아듣기 어려운 '내 멋대로 영어 멘트'에 외국인도 일본인도 배를 잡고 웃는다. 오전 11시~오후 9시, 매시 정각과 30분에 출발.
교토: 가이세키 대신 오반자이
'일본 정식' 가이세키를 먹다 보면 일본인이 소식(小食)한다는 말이 오해라는 확신이 든다. 두 시간 정도 이어지는, 집착에 가까운 정교한 모양의 요리들은 한 사람이 소화하긴 어려운 양이다.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기모노 입고 무릎 꿇고 내는 음식을 받아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가이세키의 '손맛'만 취하고 싶은 여행객에겐 교토 가정식을 대표하는 오반자이가 반갑다. '오반자이'(おばんざい)는 교토 사람들이 밑반찬이란 뜻으로 쓰는 단어다. '오반자이'라고 내건 식당들은 '집 밥', 한국으로 치면 가정식 백반을 낸다. 일본인들이 매일 집에서 먹는 싸고 부담 없고 소박한 반찬들이 곁들여 나온다.
니조조(二條城)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의 주택가 골목(衣棚通·고로모노타나토리)에 있는 작은 식당 오반자이(おばんざい·식당 이름이 아예 '오반자이'다)는 유기농 야채를 주재료로 쓴 밥과 반찬을 낸다. 1인당 800엔을 내면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는 뷔페식이다. 현미밥과 흰 쌀밥 중 선택한 다음 20개 정도 되는 반찬을 접시에 골라 덜어 일식 된장국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점심으로 구수한 현미밥에 감자 미니 크로켓, 송이버섯 커리, 알감자 조림, 삶은 두부를 먹었다. 만족스럽게 배가 차는데도 소화엔 부담이 없는 건강한 식단, 오후 발걸음이 가볍다. 오전 11시~오후 2시, 오후 5~9시. 京都市中京�S衣棚通御池上ル·(075)223-6623
기요미즈데라(�q水寺) 올라가는 길 오른편에 있는 요시다 세이에이도(吉田淸榮堂)는 분위기와 맛이 포근하게 어우러지는 작은 카페 겸 식당이다. 클래식 음악이 묵직한 원목 바닥과 식탁을 감싸고 돈다. 오반자이 메뉴는 도시락 형태로, '오반자이 벤토'(おばんざい弁�z·1080엔)란 이름을 달고 나온다. 가다랑어포(가쓰오부시) 우린 국물을 살짝 뿌려 촉촉하게 내는 '함박 스테이크', 유바(ゆば·두부 만들 때 생기는 얇은 막)에 말아 튀긴 새우, 콩줄기 볶음 등이 흰 쌀밥에 곁들여져 정갈한 한 끼를 이룬다. 팥 위에 찹쌀 경단과 아이스크림을 얹고 블랙커피를 부어 먹는 아이스크림 세트(790엔)도 별미다. 京都市東山�S淸水1丁目287番地·(075)551-0001
교토-오사카:료칸 대신 아리마 공중 온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원기 보충을 위해 즐겨 찾았다는 작은 온천 마을 아리마(有馬)는 교토와 오사카에서 각각 약 한 시간 거리다. 15대째 이 마을에서 온천탕 겸 숙박 시설인 고쇼보(御所坊·http://goshobo.co.jp)를 운영 중인 가나이 히로베(金井啓修·53)씨는 온천을 끌어올리는 파이프 단면에 낀, 소금 같은 흰 고체를 보여줬다.
"병을 낫게 하는 여러 좋은 물질이 아리마 온천엔 너무 많이 포함돼 있어요. 파이프를 2주에 한 번씩은 갈아줘야 합니다. 섭씨 130도에 달하는 온천은 지하 200m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땅 위로 솟을 때 90도쯤으로 온도가 떨어지지요. 이걸 식혀서 그대로 탕에 공급합니다."
가나이씨에 따르면 이 지역 온천수엔 몸의 균형을 잡아줘 조울증과 우울증에 특히 효과를 보이는 리튬과 피부병과 상처를 낫게 해주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단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와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원기 보충을 위해 즐겨 찾았다는 작은 온천 마을 아리마(有馬)는 교토와 오사카에서 각각 약 한 시간 거리다. 15대째 이 마을에서 온천탕 겸 숙박 시설인 고쇼보(御所坊·http://goshobo.co.jp)를 운영 중인 가나이 히로베(金井啓修·53)씨는 온천을 끌어올리는 파이프 단면에 낀, 소금 같은 흰 고체를 보여줬다.
"병을 낫게 하는 여러 좋은 물질이 아리마 온천엔 너무 많이 포함돼 있어요. 파이프를 2주에 한 번씩은 갈아줘야 합니다. 섭씨 130도에 달하는 온천은 지하 200m에서 뿜어져 나오는데 땅 위로 솟을 때 90도쯤으로 온도가 떨어지지요. 이걸 식혀서 그대로 탕에 공급합니다."
가나이씨에 따르면 이 지역 온천수엔 몸의 균형을 잡아줘 조울증과 우울증에 특히 효과를 보이는 리튬과 피부병과 상처를 낫게 해주는 염분이 많이 포함돼 있단다.
'금탕'(金の湯·킨노유)과 '은탕'(銀の湯·긴노유)은 크고 작은 온천탕 100여 군데 중 가장 인기가 많다. 두 곳 모두 마을 협동조합에서 운영해 규모가 크고 찾기도 쉽다. 금탕의 핵심은 철분이 많아 근육통 관절염 등에 탁월하다는 적갈색 온천수. 은탕은 에너지를 팍팍 불어넣는다는 라듐탕(이른바 '방사능 온천')과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는 탄산탕으로 인기를 끈다.
한나절 정도 시간이 있다면 일본인들처럼,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두 탕을 번갈아 즐기며 원기보충의 시간을 누리는 게 좋겠다. 금탕 입장료 650엔, 은탕 입장료 550엔. 금탕은 오전 8시~오후 10시(30분 전까지 입장 가능·둘째 넷째 화요일 휴무), 은탕은 오전 9시~오후 9시(첫째 셋째 화요일 휴무).
조선닷컴
한나절 정도 시간이 있다면 일본인들처럼,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두 탕을 번갈아 즐기며 원기보충의 시간을 누리는 게 좋겠다. 금탕 입장료 650엔, 은탕 입장료 550엔. 금탕은 오전 8시~오후 10시(30분 전까지 입장 가능·둘째 넷째 화요일 휴무), 은탕은 오전 9시~오후 9시(첫째 셋째 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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